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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22 ::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your eyes/literature 2004. 12. 22. 06:35
2000년(제31회) 이문구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이문구>
1941년 충남 보령 출생으로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66년 <현대문학>에 단편 <백결>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지혈>(1967), <이삭>(1968), <몽금포 타령>(1969), <이 풍진 세상을>(1970), <암소>(1970), <해벽>(1972), <관촌수필1>(1972), <초부>(1973), <백면서생>(1974), <관촌수필6>(1976), <으악새 우는 사연>(1977), <우리동네 김씨>(1977), <우리동네 최씨>(1978), <우리동네 유씨>(1979), <우리동네 장씨>(1980), <강동만필>(1984), 등이 있다. 장편소설로는 <장한몽>(1972), 연작 장편 <관촌 수필>(1977), <우리 동네>(1981) 등이 있다.
이문구가 다루고 있는 소설의 세계는 전통적인 농촌이나 어촌, 혹은 산업화의 소외지대인 도시의 변두리 등이다. 그 속에서 그는 고향의 정감을 상실해 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비애, 그리고 그것을 초래한 상황의 모순을 형상화한다. 그의 출세작인 <관촌수필>은 작가의 추억을 통해 사라져 버린, 혹은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고향의 풍경과 정서를 그 특유의 토속어로 포착해 내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농촌 사회에 관한 풍부한 디테일과 그 안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주고 받는 정감 어린 인정에 대한 묘사는, 사라져 버린 전통적 세계에 대한 최고의 문학적 헌사라 할 만 하다.
<해벽> 등에서도 근대화의 바람에 기형화되어 가는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애착을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연작 장편 <우리 동네>는 농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현실도피적이거나 토속적인 요소를 강조했던 기왕의 소설들과는 달리, 70년대 산업화 속에서 농민들이 겪는 소외와 갈등, 그리고 농촌의 피폐와 해체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농민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72년 장편 <장한몽>으로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78년 연작 장편 <우리 동네>로 한국문학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집으로는 <해벽>(1974), <으악새 우는 사연>(1978) 등이 있다.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생태주의 문학에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있는 그물망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그 중 일부만 파손되어도 그 고통은 전체로 펴져 나가고, 그물의 기능은 상실된다. 나무 역시 하나가 훼손될 때 숲 전체가 파괴될 수도 있다. 그래서 생태주의 작가들은 숲을 이루는 나무들을 즐겨 작품의 주제로 다룬다. ‘유자소전’(1993) 이후 7년만에 나오는 이문구의 소설집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문학동네)의 주요 소재와 상징 역시 ‘나무’다. 일곱 편의 나무 연작소설과 한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집에서 작가는 인간의 다양한 삶의 양태를 각기 다른 나무들에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가 관심을 갖는 것은 전나무나 낙엽송처럼 굵고 우뚝 솟은 근사한 나무들이 아니라, 찔레나무나 개암나무나 싸리나무 같은 시시하고 초라하며 볼품없는 나무들이다. 이는 그가 도시의 잘 나가는 ‘상행선’ 인생들보다는, 농촌의 소외된 그러나 똑같이 중요한 ‘하행선’ 인생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의 말대로, 비록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가치가 희미하지만, 돈 없고 힘없는 일년살이들도 숲을 이루는데는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다양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문구의 문학세계는 분명 생태주의적이다. 예컨대 서울을 떠나 낙향한 주인공의 실망과 좌절을 그린 ‘장동리 싸리나무’나, 민족 상잔의 비극을 다룬 ‘장석리 화살나무’는 모두 파괴된 이 나라 정신 생태계에 대한 작가의 깊은 성찰과 회한에 뿌리 박고 있다.
그래서 이문구는 민초들의 삶을 나무에 비유하며, 다시 한번 훼손된 숲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그래서 ‘내 몸은...’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은 서로 모여 궁극적으로는 근대 민족사가 담긴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만들어낸다. 그러한 주제와 서사구조 속에서 이 작품은 마치 셔우드 앤더슨의 ‘와인스버그, 오하이오’처럼 시골 농촌 사람들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http://www.gangbuklib.seoul.kr/specials/literature/koreaaward/dongin_329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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