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포럼X 문학심포지엄, ‘한국문학과 탈국가적 상상력’
2007-05-29 오후 4:41:17
[ 위지혜 기자]
▲ '탈국가적 상상력'이라는 흐름 속에 호명되고 있는 작품들. 왼쪽부터 전성태의 『국경을 넘는 일』, 김재영의 『코끼리』, 강영숙의 『리나』.
소장 문학평론가들로 꾸준히 비평모임을 가져온 '포럼X'가 첫 번째 심포지엄을 연다. 경기문화재단과 공동주최하는 이번 문학심포지엄의 주제는 최근 한국문학에서 하나의 뚜렷한 흐름으로 대두되고 있는 ‘한국문학과 탈(脫)국가적 상상력’이다.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최근 우리 문학에서는 단순히 나라와 나라간의 국경을 넘어서는 것을 넘어 그 경계를 지우거나 그 경계에 서 있는 문학적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문학적 작업을 바탕으로 비평적 논의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봉준 평론가는 올 초 『작가와비평』에서 「추방과 탈주 : 타자, 마이너리티, 디아스포라」라는 글을 통해 우리문학에서 대두되고 있는 타자, 마이너리티, 디아스포라와의 연대 혹은 탈주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논했으며, 황호덕 평론가는 『넘은 것이 아니다』(『문학동네』, 2006년 겨울호)라는 글에서 이주노동자나 이민자들에 대한 서사적 탐구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한 바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러한 ‘탈국가적 상상력’이 작동하고 있는 우리문학의 현상과 위상, 비판적 논의들에 대해 복도훈, 이명원, 서영인 평론가가 각각 ‘공포와 동정’, ‘마음의 국경’, ‘월경(越境)의 발목’ 이라는 주제로 진단한다.
복도훈 평론가는 아리스토텔리스의 『시학』에서 차용한 ‘공포’와 ‘동정’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최근 한국소설에 재현되고 있는 타자성과 정념의 정치경제학을 분석하고, 이명원 평론가는 2000년대 한국문학에 대거 등장한 ‘탈국경’ 서사와 그에 대한 비평적 논의를 점검한다.
또 서영인 평론가는 탈북의 상상력을 담지하고 있는 전성태의 「강을 건너는 사람들」과 정도상의 「소소, 눈사람이 되다」, 「함흥.2001.안개」 그리고 강영숙의 『리나』의 시선을 각각 분석하면서 월경(越境)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현실의 중력에 대해 논한다.
특히 복도훈 평론가와 이명원 평론가의 글은 이러한 탈국가적 서사에 대해 ‘주체의 부채의식’과 ‘연대의 상상력’이라는 서로 상반된 시각과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서 이날 토론에서 보다 확장된 논의가 진행될지 기대된다.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한 고봉준 평론가는 “한국문학은 근대 이후 계속 우리라고 하는 ‘민족’, ‘국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읽혀왔는데 최근 등장하는 외국인노동자의 문제나 외국인이 등장하는 작품들의 경향은 그러한 민족적 개념을 벗어나거나 그것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탈국가적 상상력에 대해 최근 몇몇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것들이 경향별 잡지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논의되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지면상의 논의도 중요하지만 보다 열린 공간에서 서로의 견해와 인식의 차이를 공유함으로써 생산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또한 “전세대가 가졌던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강박에서 벗어나 우리 문학에서 도출되고 있는 이러한 경향과 흐름에 대해 주목하는 것은 같은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의 몫이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은 오는 6월 2일(토) 오후 1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 NGO 교육센터에서 진행된다. 문의 bj0611@hanmail.net(고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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