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남주자/aktuell 2005. 3. 23. 07:49

한중일 공동집필 역사교과서 부교재 5월 출간

[세계일보 2005-03-03 19:24]  

2002년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이 4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공동 집필한 역사교과서 부교재 목차가 공개됐다. 또 부교재 발간일도 오는 5월 18일로 최종 확정됐다.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는 3일 “지난달 말 부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 원고가 번역 및 완고됐다”며 “4월 말까지 최종 교정을 거쳐 5월 18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부교재는 2001년 4월 일본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만든 출판사인 후소샤(扶爽社)에서 발행된 왜곡 역사 교과서가 파문을 일으키자 한중일 역사·교육·시민사회 단체가 연대해 공동으로 만들었다. 특히 올해는 4년마다 돌아오는 일본 교과서 검정의 해로, 이번 교과서 검정위원회에도 새역모가 만든 왜곡 교과서가 제출됐다.

부교재는 서장(序章) 개항 이전의 3국을 포함해 본문 ▲개항과 근대화 ▲일본 제국주의의 확장과 한중 양국의 저항 ▲침략전쟁과 민중의 피해 ▲2차대전 후의 동아시아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서 등 모두 6장으로 구성, 개항 이전부터 최근의 역사교과서·야스쿠니신사 문제 등을 연대기 순으로 담았다.

특히 당시 일본의 세력 확장을 ‘제국주의’와 ‘침략전쟁’으로 규정, 철저히 가해자 일본과 피해자 한국·중국의 입장에서 서술됐다. 각 장을 구성하는 주제는 3국이 공동으로 결정하고, 집필은 각국이 주제별로 분담했지만 검토 과정에서 3국이 충분한 토론과 수정을 거쳐 기술됐다.

부교재 각 장은 해당 시기의 역사적 인물을 부각했는데, 한국측 인물은 갑신정변 당시 개화파인 김옥균과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던 안중근, 역사학자 신채호, 여성해방운동가 정종명, 한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나혜석, 위안부 피해를 고발한 강덕경 할머니 등이 포함됐다.

서로에게 적대적 행위를 했던 인물은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수록됐다. 부교재 속에서 안중근은 우리에겐 ‘의사(義士)’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로, 이토는 우리에겐 ‘침략의 수괴’지만 일본인들에게는 화폐 도안에 들어간 ‘근대화의 아버지’로 평가되고 있다.

2장에선 한중일 근대사가 투쟁사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어 자칫 남성 중심으로 흐를 수 있는 역사관을 바로잡기 위해 3국의 여성운동가들도 담았다. 부교재는 모두 300여쪽 분량으로 제작되며, 각 장 소절은 2쪽으로 구성해 학생들이 해당 내용을 짧은 시간에 알 수 있도록 했다.

신주백 운동본부 운영위원은 “지금까지 역사교과서 서술의 주체는 한 나라 단위를 넘어서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부교재는 같은 사건과 현상에 대한 다름과 차이의 역사를 보여주면서 대립이나 분리가 아니라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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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역사 교과서, 한국서는 '찬밥'

[노컷뉴스 2005-03-12 14:16]  

일본의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 한중일 시민단체와 학계가 공동 집필한 역사교과서가 출판을 앞두고 있지만, 일본에서보다 오히려 국내의 반응이 더 냉담하기만 하다. 일본 후소샤의 교과서 왜곡 파문으로 한중일 3국의 양심적인 학자들이 함께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02년.

40여 명의 한중일 학자들이 10여 차례의 토론을 거쳐 만든 공동의 역사 교과서가 오는 5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동시에 출판된다. 한중일 공동의 역사교과서는 일국의 편향된 관점을 넘어 동북아의 평화공존을 지향하며 근현대사를 기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3개국 공동 역사교과서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공동 교과서 제작을 주도한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상임위원장은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느 학교라든가 어디서 쓰겠다든가라는 것은 얘기된 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공동 역사 교과서에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역사 왜곡 파문의 진원지인 일본. 이미 지난 1월 현재 6백여 권이 미리 예매를 마쳤고 역사 과목 부교재로 채택하겠다는 일선 학교에도 수백 권이 보급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교과서가 출판된 이후 일선 학교 등을 상대로 본격적인 홍보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호응이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양 위원장은“공동 부교재가 갖고 있는 의미만큼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학교가 적극 채택해 줬으면 좋겠는데 한국은 아직 관심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동북아 3국이 역사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처럼 마련된 이번 기회가 자칫 우리의 무관심 속에 수포로 돌아가지나 않을까 우려스럽기만하다./ CBS사회부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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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한중일 공동역사교과서 집필 김성보 교수

[한국일보 2004-08-17 19:15]  

충북대 인문대학 교수연구실 357호는 방학인 요즘에도 밤 늦게까지 불이훤하다. 사학과 김성보(42) 교수가 한ㆍ중ㆍ일 학자가 함께 쓰는 역사교과서를 집필하고 있기 때문이다.김 교수가 이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일본 우익단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일제의 만행을 부인하는 등 역사를 왜곡하는 역사교과서를 내놓으면서부터. 이를 계기로 그는 ‘일본 교과서 바로잡기 운동본부’에 참여한다. 이후 운동본부와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들은 서로 연락해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로 하고 여기에 중국 학자들도 참여했다.그 결실이 2002년 중국 난징에서 열린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 포럼’. 이 포럼에서 학자들은 3국이 인식을 공유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19세기중반 이후 현대까지 근현대사를 300페이지 분량으로 담은 중학생용 교과서를 만들기로 했다. 각 국에서 2명씩 대표로 집필하되 메이지 유신에 대해서는 일본 측이 기초하고 30여 명의 각국 위원이 검증하는 식으로 분담했다. 한국 측에서는 김 교수와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가 집필을 맡았다.


“가칭 ‘3국이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는 내년 5월 각국 언어로출간됩니다. 학교에서 부교재로 많이 쓸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로 분위기가 좀 복잡한 게 사실입니다. 지난 주 안양에서공동 집필 모임을 가졌는데 중국 측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극도로 발언을자제했습니다. 그 분들은 ‘현재 동북공정이 진행 중이고 고구려 문제는그 중에서 작은 부분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초보 단계의 학술 문제에 대해 한국이 문제 제기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다만 그 정서는 이해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그 동안 의견차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호를 한국으로 할 것인지 조선으로 할 것인지, 한국전쟁 부분을 넣을 것인지 말 것인지 등은 아직도 토론중이다.

우리 측은 이 교과서가 나오고 나면 고대사 부분으로 작업을 확대하려고한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 측이 꺼리는데다 특히 중국은 정부기관인 사회과학원 소속 학자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김교수는 “충돌과 토론 자체가 동북아 공동체의 평화로 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중국 일본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3국 모두 자기 자신의 역사만을 공부했다는 걸 느꼈습니다. 교류를 등한시하면 상호 이해를 해칩니다. 특히 각국청소년들만큼은 주체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역사인식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공통의 역사인식이 마련되지 않으면 민족주의적 편향이 고조되고 갈등과마찰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도 적극적인 교류와 합리적인 토론 속에서 가닥을 잡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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