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추천하는 '108배'
▲ [동작1] 두손을 모으는 것은 몸의 중심과 마음의 중심을 하나로 모은다는 의미가 있다. ⓒ 송상호
원래 인도의 요가든 불교의 '108배'든 그 동작들의 근본 목적은 정신수양이 아니었던가. 요가를 통해서 우주와 사람이 하나 되는 것이고, '108배'를 통해서 부처와 하나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래의 정신을 되살려 '108배'를 운동과 접목 시킨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이렇게만 한다면 정신은 수련하고 육체는 운동하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겠다 싶다. 그야말로 온전한 전인적 수련이 되는 게다.
▲ [동작2] 선 자세에서 몸을 앞으로 숙일 때는 손바닥을 먼저 땅에 닿게해서 지줏대 역할을 하게 하고 무릎을 그 다음에 땅바닥에 닿게 해야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
ⓒ 송상호
첫 번째 동작(동작1 참조)에서 두 손을 모으는 것은 단순히 손을 모으는 게 아니라 흐트러졌던 마음을 중심으로 모으는 행위다. 나아가서 그 순간엔 마음만 모으는 게 아니라 우주와 자신이 그 손을 모으면서 하나가 되는 경이로운 순간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절대적인 존재 또는 실재(기독교에선 하나님, 불교에선 부처님, 이슬람에선 알라, 철학에선 궁극적 실재, 심리적으론 참 자아 등으로 표현되는 그 무엇)와 하나가 되는 게다.
이때 두 손을 모으고, 모은 두 손이 눈에 들어올 듯 말 듯하게 시선을 처리하는 게 좋다. 눈을 감으면 지금 현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생각이 튀어나갈 것이고, 눈을 크게 뜨거나 아니면 다른 곳을 보게 되면 생각은 그 곳으로 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 손에다가 너무 많이 시선을 주게 되면 눈이 피로해진다는 걸 염두에 두고 두 손이 눈에 들어올 듯 말 듯하게 하여 고개를 살며시 숙인 상태가 제일 좋을 듯하다. 모은 두 손을 봄으로서 몸의 중심과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그 다음 동작(동작2 참조)에선 손을 먼저 바닥에 대고 몸을 숙이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그렇게 엉덩이와 다리가 90도 정도의 각을 유지하며 자세를 잡는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손바닥을 먼저 바닥에 대고 무릎을 구부려야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음을 기억하자.
▲ [동작3] 손바닥과 몸 전체를 땅바닥에 내 맡기는 심정으로 푹 숙이는 것은 자연과 신을 향한 온전한 신뢰를 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 송상호
이 동작은 자신이 모시는 절대적인 존재나 실재에게 무릎을 꿇는다는 겸손과 경외감을 표시하는 순간이라 하겠다.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신이 아닌 인생에 있어서 운명과도 같은 그 무엇이라고 해도 좋다.
그러고 나서 엉덩이를 발 위에 갖다 얹으며 엎드릴 준비를 한다. 이때 두 발등을 세우지 말고 땅에 눕힌 채로 발뒤꿈치에다가 엉덩이를 얹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발을 조금이라도 세우면 역시나 몸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머리를 위시하여 온 몸을 바닥에 내던지듯 절을 한다(동작3 참조). 그야말로 철퍼덕하는 느낌이 들 듯이 머리를 바닥에 붙인다. 이때 손등을 뒤집어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조금만 든다(동작4 참조).
머리를 바닥에 완전히 엎드린다는 것은 절대자나 실재에 대한 '완전 겸손'의 표시도 되지만, 더불어서 자연과 우주와 신에게 자신을 온전히 내던져 내맡긴다는 의미가 있다. 온전한 신뢰의 표시가 되는 게다. 바닥은 땅이며 곧 자연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손바닥을 위로 펴서 약간 올리는 것은 내가 쥐고 있는 욕심과 아집을 놓아주는 동시에 절대자와 실재에게 올려드린다는 그런 뜻이 있다 하겠다. 손바닥이 하늘로 향한 것은 예로부터 하늘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연결해서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 [동작4] 손을 펴서 하늘을 향하게 하는 것은 자신이 쥐었던 모든 것을 펴서 하늘에 드린다는 뜻이 있다.
ⓒ 송상호
이렇게 한 후 일어날 때는 그냥 일어나지 말고 무릎을 기준으로 무릎 아래 정강이와 나머지 무릎 윗부분 다리와 몸 등을 90도 각도로 유지하면서(동작5 참조) 다시 손을 합장한다. 역시 시선은 종전에 한 것처럼 두 손을 빗겨간 앞쪽을 바라본다. 이렇게 하는 것은 일어날 때 바로 일어나는 것보다 몸에 무리가 덜 가게 하고자 함이다. (이 부분은 기존의 '108배'와 약간 다르다).
이 대목에선 다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음을 모아 다짐을 한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다시 일어서기 전에 중간 단계로서 마음을 여미는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절대자와 실재에 대해 망각한 채로 살지 않겠다는 결의의 합장인 게다.
그러고 나면 두 손을 모은 채 오른쪽다리를 앞으로 먼저 세우고(동작6 참조) 왼쪽다리를 세우면서 일어선다. 이때 왼쪽다리는 그대로 있고,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에게로 가서 다리를 모으며 일어선다. 이때도 역시 시선은 합장한 두 손의 약간 위쪽을 향하게 한다.
그리고 각각의 동작이 끝나는 순간마다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게 중요하다. (이때 소리를 내거나 숨이 차도록 심하게 호흡을 하지 않도록 하자) 이렇게 해야 제대로 운동이 된다. 사실 가만히 앉아서 숨쉬기만 잘해도 운동이 되지 않는가 말이다. 몸을 움직이면서 숨쉬기를 잘해주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명심하자.
▲ [동작5] 일어서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절대자와 실재와의 교감을 잊지 않겠다는 결의의 뜻으로 앉은 채로 합장을 한다.
ⓒ 송상호
동작의 매 순간 숨쉬기를 잘하는 것은 그만한 정신적인 이유가 있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우주를 자기 안에 모셔 들인다는 의미이고, 숨을 내쉰다는 것은 자신이 받아들인 우주와 자신을 함께 우주로 되돌려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깊게 호흡한 만큼 자신의 몸과 인격 전반에 걸쳐 골고루 영향을 미치게 한다는 의미가 더욱 깊어질 게다.
'108배'를 108회 하게 되면 약 20분에서 25분 정도가 소요된다. 하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히게 된다. 아침에 여유 있게 하기가 힘들다면 굳이 108회를 하지 않아도 된다. 50회, 70회, 100회면 어떠한가. '108배'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108회를 세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더 좋은 것들을 놓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 [동작6] 일어날 때는 최대한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게 오른쪽 다리를 먼저 추켜세운 후 왼쪽다리를 세운다. 그리고 난 후 오른쪽다리를 왼쪽다리에 갖다 붙여 원위치를 한다.
ⓒ 송상호
'108배'는 별도의 장소나 기구가 필요하지도 않다. 거기에다가 정신적인 수양이나 종교적인 경배의 행위까지 곁들여지니 이렇게 좋은 운동이 또 있을까 싶다. '명상하기'라는 것도 잘 훈련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겐 집중해서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108배'는 명상의 효과와 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효자가 아니겠는가.
2007-04-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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