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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의 'Sea of Corea'

알 수 없는 사용자 2005. 6. 25. 10:48

http://www.kordi.re.kr/chongseo/vol2/vol2_04_03.asp

 



로빈슨 크루소」와 거의 같은 시기에 조나던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라는 유명한 책을 썼다. 다들 아는 바와 같이 이 이야기도 항해를 하다가 난파당한 사람이 이상한 나라에 도착하는 이야기이다.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인간의 죄악과 어리석음을 신랄히 풍자하는 글이지만 이야기의 틀은 그 당시 인기가 드높던 항해 모험담을 채택하고 있다. 주인공 걸리버도 시골 농부의 다섯 아들 중 셋째로서 대학 공부를 채 못하고 일찍 의사의 조수가 되어 의술을 익히고 틈틈히 항해 공부를 해 두었다가 나중에 큰 배의 선의가 된다. 여러번 난파를 당하여 겨우 목숨을 건지면서도 계속하여 난쟁이 나라, 거인나라, 과학나라, 말나라 등 여러 곳을 구경하는 그는 분명히 바다의 역마살이 낀 사람이다.

특기할 사실이 있다. 1726년에 출판된 이 우화적 풍자 소설의 190쪽에 실린 옛 지도에 일본 열도가 그려져 있고, 그 서쪽에 있는 바다 이름이 Sea of Corea로 명기되어 있다. 아쉽게도 한국 부분은 잘려 나가서 보이지 않는다. 스위프트는 당시의 동양 지도를 그대로 베껴서 자기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꾸몄던 것이다. 이 책은 1726년 이후 수 백만 권이나 인쇄되었을 터이니, 동해가 Sea of Corea란 사실은 그 때부터 이 책 덕분에 온 세상에 알려진 셈이다. 이 사실은 국내에서는 아마 필자가 처음 여기서 밝히는 것일 터이다.

19세기에 들어오면 해양 모험을 다룬 낭만적인 문학이 꽃 피는 것을 보게 된다. 프랑스의 쥘 베른의 「15 소년 표류기」는 「로빈슨 크루소」를 모방하여 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소년 소설이며 그의 「바다 밑 2만리」는 그 당시로서는 선구적인 공상과학 소설로서, 한국 청소년으로서 아마도 안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국의 루이 스티븐슨의 「보물섬」역시 우리들이 즐겨 읽은 잊지 못할 해적 이야기이다. 해적이 등장하는 해양 모험 소설은 19세기에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소년 문학이거나 대중 문학이라 오늘날까지도 애독되고 거듭 영화화되어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만 심각한 본격 문학으로 평가 받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