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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사회 대안은'생태주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4. 12. 22. 05:51

새천년 사회 대안은'생태주의'

20세기 평가하며 학자 ㆍ 활동가 나란히 한 목소리

논문집, 혹은 보고서의 형태를 띤 두권의 환경관련 서적이 눈에 띈다.

한 쪽이 학자의 입장에서 20세기 환경운동을 평가하고 21세기를 향한다면 한쪽은 일선 환경운동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환경운동의 현주소이다.

일반독자가 접근하기에는 다소 지루한 대판 600쪽에 가까운 두권의 책에서 학자, 운동가 할 것 없이 20세기 한국의 일천한 환경운동을 되짚으며, 조심스레 새천년을 내다본다

한쪽이 학자의 입장이기에 포괄적이지만 총론에 치우친다면 다른 한쪽은 일선 활동가의 입장이기에 구체적이만 하나의 입장을 유지하기에는 버겹다. 그러나 두권의 책을 나란히 폈을땐 서로의 부족함을 메우며 하나의 목소리로 모아지는데, 그것은 생태주의이다.



'20세기 딛고 뛰어넘기'
(환경운동연합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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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진보를 바라본다'
(불교환경 교육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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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명의 집필진

20세기 딛고 뛰어넘기'는 환경운동연합산하 21세기 위원회가 지난 1년여간 매달렸던 '환경운동입장에서 그린 21세기 한국의 사회상'에 대한 보고서이다. 그동안 환경운동이 단발적 이슈에 매달리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안에 매몰되는 바람에 중장기적 비전과 실천 전략이 부재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했다. 60여명의 학자, 전문가가 모여 사회 전분야를 환경적 시각으로 바라본 책이 바로 '20세기 딛고 뛰어넘기'인 것이다.

책은 60여명에 이르는 필진이 집필한 52개의 논문, 문학작품등을 엮어 6개의 모둠으로 엮었다. 제 1모둠 '돌아보기와 내다보기'에서는 20세기 근대성에 대한 고찰로 그 서막을 연다. 산업화와 함께 온 근대의 산물이 곧 현재의 생태위기라는 인식하에 21세기 자연과 인간, 정치와 경제, 문화와 인성, 도시와 에너지 체계 등의 근본적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21세기를 살아남기 위한 16개의 어젠더'다. 그중 첫 번째 어젠더 '자연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단연 이 한권의 책을 이끌고 가는 중심축이다. 20세기 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준 긍정적인 측면- 즉 경제발전, 인권신장, 여성해방등 -과 자칫 인류전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생태 위기 등 부정적인 측면을 대비시키고, 21세기의 방향이 무엇이냐를 되물음하는 것이다. 집필자들은 단연 생태주의가 21세를 이끌어야 하며, 그러기에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제 2모둠이하는 이러한 인식에 기초한 정치, 통일, 국방, 국제,경제, 과학, 문화, 여성, 교육, 도시, 농업, 해양, 수질, 대기, 폐기물, 에너지등 사회 전분야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들이다.

허나 세부적인 논의조차도 610쪽에 60여명의 필진이 쓰기에는 너무 포괄적임은 부인할 수 없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환경운동을 바라보기에 미시적인 측면을 소흘히 했다는 지적을 회피할 수 없는 것이다.

생태 관점에서 바라보기

그래도 이책에서 보여준 인문학 및 사회과학 일부 공학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논의는 시민운동의 앞을 내다볼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불교환경교육원에서 낸 '생태적 관점에서 진보를 바라본다'는 환경 활동가들의 생생한 논의가 살아 있어 주목을 끈다. 이책은 99년에 개최된 제 3회 전국 환경활동가 워크샵 보고 자료집에 다름아니다. 한국환경사회단체회의와 한국환경민간단체 진흥회에서 주최하에 전국 환경활동가가가 한자리에 모이기에 그 현장성은 어느 책 보다도 생생하게 들린다. 게다가 그 내용조차 가볍지 만은 않다.

이 책의 제목이자 첫 번째 논의 축이기도 한 생태적 관점에서 진보를 바라본다는 환경 활동가들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지점이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입장에서 대안으로서의 환경운동 문제, 여성, 노동, 지역 운동등과의 관계설정문제, 생태가 진보냐는 근본적인 질문등 전반적인 논의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기에 자칫 산만하고 체계적이지 못하지만 토론현장을 보는듯한 생생한 토론록은 논란지점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토론자들의 저마다의 목소리는, 생태주의는 진보와 성장, 발전에 대한 관점전환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목소리로 모아지며, 이는 책을 관통하는 중심축이라 할 수 있다.

중심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집중마당은 지역운동, 녹색정치, 환경교육, 여성운동과 생태주의, 과학기술과 환경윤리, 세계환경연대와 국제협력, 국토개발, 시민운동으로서의 환경운동이라는 8개의 거시주제로 나뉘어진다. 각각의 그룹으로 나뉜 350여명의 환경활동가들의 생생한 토론은 무거운 주제마저도 조금은 쉽게 다가선다.

그러나 이책에서 무엇보다도 주목을 받는 곳은 오히려 마지막 '토론마당'이다. 생태기행 지침, 흙오염, 댐건설과 지역갈등, 국립공원관리와 케이블카 문제등 소규모의 토론 주제는 앞의 어떤 주제보다도 이책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환경활동가로서의 그들의 삶과 운동적인 고민지점을 어렴풋이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딛고 뛰어넘기'와 '생태적관점에서 진보를 바라본다'는 그러기에 서로를 보완하며 20세기 한국 환경운동의 현실태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집이자 이정표로 돋보인다.

<신남승 기자>

http://www.ienews.net/book/new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