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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마을 - 사람으로 태어난 권리

알 수 없는 사용자 2004. 9. 12. 12:02
[이야기 마을/고학년] 발행월 : 96년 12월

사람으로 태어난 권리


임덕연 / 경기 안양 호계초등학교


지금부터 100년 전 프랑스에 있었던 일이야. 드레퓌스라는 사람이 감옥에 가게 됐어.

죄목은 스파이란 거야. 하지만 뚜렷한 증거는 없었어. 그래 그는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됐어. 그런데 불리한 점은 그가 유태인이란 거야. 그 당시 정치하는 사람들은 유태인을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고 믿었거든.

날마다 드레퓌스에 대한 일이 신문에 났어. 프랑스 사람들은 이것저것 따져볼 틈도 없이 ꡐ드레퓌스는 나쁜 놈이다ꡑ라고 외쳐대며 분노를 터뜨렸어. 참 슬픈 일이지. 드레퓌스는 무기징역을살아야 했지.

사실 아무 죄도 없는데 희생양이 되었지. 세상에는 어쩔 수 없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도 있나 봐. 드레퓌스는 아프리카 외딴 섬에서 외롭게 살아야 했어. 발에는 족쇄를 차고 겨우 죽지  않을 만큼 음식을 먹으면서 말야.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드레퓌스는 무죄로 석방되었어. 무진장 죄가 있다가 죄가 없다고 감옥에서 풀려난 거야. 이럴 수도 있니? 드레퓌스가 죄가 없다고 풀러난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 많은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했지.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자기가 아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에 죽음을 무릅쓰고 노력한 양심 있는 사람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지.

드레퓌스가 죄인이란 사실을 적은 서류철을 꼼꼼히 살핀 사람이 있었어.

피가르 중령이었지. 피가르가 보기에는 드레퓌스가 아무리 봐도 죄인이 아니었거든. 그래 자기보다 높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어.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사람들은 큰일났거든. 이걸 그대로 말했다간 자기들이 잘못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그러면 자기들도 할 말이 없었고 그 책임을 져야 했거든. 그래 이 사실을 비밀로 하기로 했어. 드레퓌스를 감옥에 가 있게 하는 것보다 자기들 입장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지. 그깟 유태인 하나 감옥에서 갇혀 있든 죽든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러나 피가르 중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이 사람을 꼭 자유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어. 그래 여러 방법으로 드레퓌스를 살리려고 노력했지. 그러나 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드레퓌스하나 희생시키면 시켰지 군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고 싶지 않았어. 그냥 조용히 지나가고 싶었지. 한 쪽에선 드레퓌스는 죄가 없다 당장 석방하라 했고, 한 쪽에선 유태인은 모두 나쁜 놈이다 드레퓌스를 죽여라 하고, 두 패로 갈렸지. 심지어는 드레퓌스 편을 드는 사람들도 감옥에 잡아넣었어.

그러나 계속 드레퓌스가 죄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겼어. 그래 옛날 재판이 잘못되었다고 다시 재판을 열었지. 그 재판에서 드레퓌스는 죄가 없다고 석방되었어. 감옥에서 풀려났지. 양심 있는 사람들이 양심을 걸고 싸운 결과지. 그 재판이 12년 걸렸어. 12년 동안 드레퓌스는 죄없이 감옥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지. 세상에 이런 일도 있나 봐.


12월 10일은 세계 인권선언의 날이야.

유엔에서 드레퓌스가 죄 없다고 석방한 날을 기려 ꡐ사람은 사람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ꡑ고 선언한 날이지.

인간은 누구에게서든지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받아야 하고, 또 우리는 우리가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권리를 주장해야 해.

키가 작다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될까? 공부를 좀 못한다고 업신여기면 될까? 가난하다고 푸대접을 받아야 할까? 우리 옆에 있는 친구들을 돌아보며 생각해 봐. 나는 혹시 그런 생각으로 친구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는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 대접을 못 받고 지내는 사람이 많아. 우리 이 사람들을 한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인권선언의 날을 맞아 친구를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모든 인간이 권리를 누리면서, 어떻게 하면  존중받으면서 살아야 할지 생각해  봐.

아무 잘못도 없이 교실에서 따돌림을 받는 친구는 없는지, 친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용기 있게 충고해  줄 수 있는지.

진정한 용기는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돕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