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한토막- 이 돈으로는 못놀아 드리겠어요
말년을 고독하게 지내는 한 노인이 있었다. 늘 혼자였지만 가끔 그 동네 아이들이 노인의 집뜰에 와 놀다가 돌아가곤 했다.
노인에게는 그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요 기쁨이었다. 생각 끝에 노인은 아이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ꡒ내가 매일 20센트씩 줄 테니 하루도 빼먹지 말고 꼭 와서 놀다 가거라.ꡓ
아이들은 놀이터를 제공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돈까지 준다는 사실이 좀 의아하긴 했지만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이들은 매일 변함없이 그 노인의 마당에서 놀다가 날이 어둑해져서야 돌아갔다. 물론 노인은 그때마다 약속한 대로 아이들에게 20센트씩을 나누어 주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벌이 없는 노인은 아이들에게 나눠줄 돈이 점점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점차 돈을 20센트에서 15센트로, 다시 15센트에서 10센트로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잘 놀다 돌아갔다.
10센트도 주지 못해 5센트로 돈을 낮춰주게 된 어느 날, 아이들은 그 노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ꡒ5센트 받고는 못 놀아 드리겠어요, 할아버지!ꡓ
*외적(外的) 보상과 내적(內的) 보상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일을 할 때 보수나 칭찬, 상에 집착하게 되면 그런 외적 보상이 없어졌을 때 그 일을 계속할 만한 동력을 잃게 된다. 누가 뭐라든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일 때에만, 즉 일 자체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에만(내적 보상) 우리는 처음 먹은 마음으로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ꏮ
※이 글은 <우리교육> 1996년 3월 중등용에 실렸던 글입니다.